An Evangelist, Down to Earth - Cresyn C750E Device

▲ 대단히 개성있으면서도 적당히 싸보이는(...) 외관을 자랑한다




  불과 수년 전만 하더라도 밸런스드 아마쳐(Balanced Armature) 타입의 리시버는 매니악들 사이에서조차 널리 퍼지지는 못했었다. 이 타입의 리시버가 대부분 모니터링용으로 제작-취급-판매되어서 음향 전문가나 뮤지션들 사이에서나 쓰였기 때문이기도 했고(물론 정작 쓰는 본당자는 가격이 얼마인지(주로 방송국이나 소속사에서 준비하므로), 메이커가 어디인지, 이런 리시버의 특질이 뭔지 몰라도 잘만 쓰시는 경우가 많다. 마치 미 육군부대에를 갔더니 M92F니 베레타 운운은 없고 닥치고 '나인 밀리미터'만 있다는 거하고 똑같달까. 그래도 제식명은 외우고들 있었음 ㅇㅇ), 몇 개의 하위 라인업을 빼고는 대부분 2개 이상의 드라이버로 설계된 제품군이 대부분인데다 드라이버 자체의 특질도 있어서 보통 가격이 대단히 비쌌다는 점도 한몫했다. 슈어나 UE등의 제작사들이 보다 공격적으로 구매자들에게 다가서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사실상 가격책정 문제에서는 메이커의 탓을 할 계제가 되지 못한다. 그야말로 제작사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은 총집적인 마스터피스를 대놓고 하이엔드 격의로 내놓는다면야 가격이 비싸지는 건 당연한 귀결이고, 또 지금에 이르러서는 미니기기 발흥기(90년대 중후반) 먼지쌓인 호주머니에 손꽂고 입맛만 다시던 빈한한 중등/고등교육 이수자들이 상당한 수준의 구매력을 갖춘 직장인으로 옮아가고 있으니 눈 딱 감고 밥값 줄이면서 못살 형편도 아니라는 것이다. 요는 아무리 비싸게 내놔도 살놈은 산다는거.

  실제로 UE10/UE11이나 트리플파이, SE530 등의 최고위 라인업은 물론, 얼마 전의 공동구매로 중고가가 많이 내려가긴 했지만 여전히 10만원 후반~20만원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는 E4(SCL4) 등외는 대부분 2개 이상의 드라이버를 채택하고 있으며, 간섭효과 등에 관한 골치아픈 분의를 제하고 본다면야 당연히 이렇게 드라이버 개수가 늘면 가격도 높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봐야 하겠다(ER4S/P등은 논외). 그렇다면 싱글 밸런스드 아마쳐 드라이버, 즉 드라이버가 하나인 녀석은 싼가? 한 제작사 내의 라인업들을 클래스에 따라 분위해 놓고 보면 이것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예컨대 E2(SCL2)는 E3(SCL3), E4(SCL4) 등에 비해 싸고, 슈퍼파이 3는 트리플파이에 비해 싸다. Klipsch의 X10이나 Sleek Audio의 SA6같은 변태적인 케이스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것들이 UE10이나 SE530 등에 비해 비싸지는 않다.

▲ 기본 3~40만원 뛰는 나는 좀 변태인듯요 ㄳ


  그래도 만원대 숫자가 두자리 수를 넘어가는 리시버는 사기가 아무래도 껄끄럽거나 눈치 보인다는 빈한한 자들을 위한 복음(까지는 유저에 따라 아닐 수도 있겠지만)이 바로 이 Cresyn C750E다. 비싸도 현재 6만원대, 싸면 4~5만원대에도 구할 수 있는 이 녀석은 룩 때문에도 그렇거니와(저 싸보이는 부싱을 보라) 가격 때문에라도 종종 다이내믹 드라이버 타입으로 오해받기도 하는 가긍한(...) 제품이다. 그러나 C750은 엄연히 밸런스드 아마쳐 드라이버를 채택한 커널타입 이어리시버이다(뭔가 옹색하군).

  제품을 척 보면, 적어도 2005~6년을 전후해서 이어리시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신 분이라면 뭔가 스파크가 확 튀는 물건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 이전에 크레신에서 하이엔드 커널이어폰으로 내놓았던 EP810이다. EP805와 함께 독특한 디자인과 밸런스드 아마쳐 드라이버를 채택했다는 이유로 출시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으긴 했으나, 가격이 충분히 쌌음에도 불구하고(초출가가 810의 경우 약 18만원, 805의 경우 10만원 초중반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퍼포먼스가 좀 불만스러웠던 것인지 아니면 이 정도 가격을 들여서 크레신 제품을 살 바에야 E3C(SCL3) 사고 만다는 대류가 작용한 결과인지 몰라도(환율 때문에 한때 E3C 가격이 12만원대, E4C 가격이 17만원대까지 내려간 때도 있었다. 신품가임) 출시된지 1년여가 지나자 자연스럽게 묻혀 버렸고, 당연히 추가생산 물량도 없었는지 지금은 그야말로 찾아보기가 힘든(쓰는 사람조차도 업ㅂ다...) 물건이 되어 버렸다.

  C750E는 EP810의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계승했는데, 차이점은 E700이 C470E로 바뀌면서 가격절감을 위해 그러했듯 부싱의 데코를 교환식에서 고정식, 블랙 한 색상으로 변경했다. 또 팁 부분을 돌려 부싱과의 각도를 바꾸어서 얼굴형에 맞도록 조정할 수가 있었는데, 이것이 역시 아예 고정식으로 바뀌었다. 데코야 졸자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 부분이지만, 색상이 블랙 하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좀 아쉬운 부분일 수는 있겠다. 또 부싱과 팁의 각도도 적확해서, 뺨에 좀 달라붙는 느낌이 있어도 그렇게 불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단 귀 뒤로 돌려서 커널타입 리시버를 착용했던 분들이든(선을 등 뒤로 보냄), 그냥 분점을 앞으로 두고 늘어뜨려 착용했던 분들이든 간에 슈어사의 다소 작은 크기의 유닛을 채용한 제품들(E2 제외)을 쓴 분들이라면 이물감을 좀 느낄 수도 있겠다. 이외에 비대칭형 코드가 대칭형으로 바뀌었다. 코드재질은 크레신답게(!) 도끼2~E630의 계선을 잇는 '극히 빳빳하고 튼튼한' 재질데, 상대적으로 꼬임은 덜하지만 호주머니에 쑤셔박았을 경우 장력이 강해서 마구 튀어나오려는(!) 감이 있으니 유의하시길. 오디오테크니카나 소니의 부드러운 코드재질과는 운니의 차가 있다. 플러그부는 각도가 45도로 기울여져 있는데, 기기의 삽입구 위치에 따라서는 좀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플로팅타입이 아니고 코드가 플러그에 딱 달라붙어 있는데, 플러그쪽에서의 단선 위험은 거의 제로로 수렴한다고 봐도 좋겠다. 다만 졸자는 오히려 이런 정강하고(?) 단선 적은 타입을 훨씬 좋아하는 편인데 다른 분들은 어떤지 모르겠다.

  차음성은 매우 좋다. Metro. Fi보다도 뛰어나기 때문에 감쇄폭은 최소 16dB 이상임을 알겠다. 보통 밸런스드 아마쳐 타입이 다이내믹 드라이버 타입보다는 차음성이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덕트가 필요없어서 그런 탓도 있겠지만 정확히 그 소인은 아는 바가 없어 여기에 소상히 적지는 못한다. 여하간 팁크기가 일반적인 다이내믹 드라이버 커널이어폰들의 것들과 큰 차이가 없는데 차음성이 월등히 뛰어나다는 점 만큼은 확실하다. 또 팁 재질이 최근 소니제품(EX082 이후)의 것들보다 점성이 강한 편인데, 사용하시기에 따라서는 이물감이 좀 클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만큼 이도에서 잘 빠지지도 않고, 확실히 꽉 기밀을 유지하는 느낌이 난다.

  스펙상으로 임피던스 24옴, 음압 97dB인데, 차음성이 좋은 탓인지 음량확보가 그렇게 힘들다는 느낌은 받지 않았다. 16옴 / 103dB의 XB20EX와 거의 같거나 오히려 더 낮은 볼륨치를 주고도 같은 음량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했다. 음특성은 지금 갖고 있는 다이내믹 드라이버 커널 이어폰들(XB20EX, Metro Fi, EX300) 등에 비해서는 훨씬 밸런싱에 가까운 것 같은데, 캐막귀인 졸자가 뭐라 할 바는 못되는 것 같고... 여하간 저음은 보다 약한데 현음은 약간 깨끗하게 들리는 느낌이고, 특정한 경우 XB20이나 E630 등에서 놓치는 악기의 음도 들리는 것 같지만 이거야 엄밀히 볼륨매칭을 하고 블라인드 테스트/ABA테스트를 해본 것도 아니니 함부로 말할 바도 못되거니와 그냥 임피던스/음압이 다른 탓일 수도 있으니(헉헉) 길게 말하지 않겠다. 뭐 지금껏 그래왔듯, 또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음특성에 관해서는 항상 이렇게 쓸 수밖에 없지 뭐 낄낄. 오히려 저음량이 좀 적게 느껴지니까 저음강조 EQ/음장을 먹이면 괜찮은 듯하다.

  단언은 못하겠지만 크레신의 C750E는 아마 세계에서 가장 싼 싱글 밸런스드 아마쳐 드라이버 커널이어폰 중 하나일 것이다(아니 정말 가장 싼 바로 그 물건이 아닐까). 파형을 보든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든 쥐뿔도 명정한 바 없고 그저 적당한 차음성에 음량확보 잘 되고 낮은 볼륨에서도 잘 굴릴 수 있는 튼튼한 물건이면 족한 자기만족적 음감 라이프를 영위하는 졸자로서는 음특성상 본기가 비슷한 가격대, 혹은 더 비싼 다이내믹 드라이버 타입의 커널이어폰보다 어떤 확연한 장점을 갖고 있는지 말할 입장이 되지 못한다. 뭐 하지만 차음성 하나는 확실히 뛰어나다는 점만으로도 분명히 매력은 있을 것이다. 게다가 별로 알아보는 사람이 없겠지만(이건 좀 서글프군) 그래도 싸구려라도 밸런스드 아마쳐 타입을 쓴다는 기묘한 유포리아도 있을 것이고... 어찌하였든, 난 죽어도 다이내믹 드라이버 타입은 못 쓰겠는데 10만원 이상은 절대 지출할 수 없다는 분이나, 적당히 막굴릴 수 있는 싸고 튼튼하고 질기고 차바퀴에 밟혀도 살아남고 개가 물어뜯어도 유닛은 사는(...) 서브 리시버가 필요한데 다이내믹 드라이버로 가기는 껄끄럽다는 하이엔드 이어폰 유저분들께서는 구매를 고려해볼 만 하실 것이다. 뭣보다 미칠듯이 싸고 튼튼하니까... 그야말로 크레신다운 제품 중의 하나라고 꼽고 싶다. 현재(2009. 7) 중고가는 3~4만원대를 형성하고 있고, 신품가는 4~6만원대이다. 가격차가 별로 나지 않고 매물이 적기 때문에 신품을 사시는 것을 추천한다.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vermin.egloos.com/tb/4999201 [도움말]

덧글

  • 123 2009/10/09 01:41 # 삭제 답글

    말이 너무 복잡해요 ㅡ.ㅡ
  • 지나가는이 2009/10/21 08:57 # 삭제 답글

    도움받고 갑니다 감사 ㅋ

    모르는 용어도 있지만 재미있게 보고 간다는~
덧글 입력 영역


메모장

천국개문

유용원의 군사세계 뉴스젯

광고